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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예술상시상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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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03-06-02 16:26
누드 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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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나라 호주(2)
누드 비치(Nude Beach)
이 종 택


"여러분 우리는 지금 그 유명한 '본다이 비치'(Bondi Beach)로 가고 있습니다. '본다이 비치'가 어떤 곳인 줄 알고 계세요? '시드니' 해변에서 경관이 제일 아름답다는 해수욕장이라고요. 그 뿐인 줄 아세요? 젊은이들의 '서핑'(Surfing=파도타기)하는 모습을 보면 한말로 죽여줍니다. 그러고요, '누드 비치'를 한번이라도 가보셨나요?, '누드'요. 나체로 걸어다닌다니 까요."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그 언젠가 세계 어느 나라에서는 나체주의자들이 인적 없는 섬으로 들어가서 별 짓을 다 한다는 말을 어렴풋이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막상 여기가 그런 곳일 줄이야 천만 뜻밖이었다.

'본다이 비치'는 세계에서 최초로 '누드비치'가 시작된 곳. 지금은 그 회원수가 엄청나게 늘어나 정식으로 인가된 곳만도 6개소, 시즌 때 비 인가지역까지 합치면 16개소나 된단다. 신의 창조물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것이 여자의 몸이라 했고, 그 중에서도 서양여자들의 몸매가 더욱 아름답다고 했지 않던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원시 그대로를 초록빛 바다와 흰 구름과 하얀 모래에 맡겨두고 자연과 하나되어 노니는 그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평소에 점잔빼기에 질린 가면을 훌쩍 벗어버리고 아무도 보지 않는 이국 땅에서 그걸 좀 훔쳐본들 누가 흉을 보랴.

신발을 한 쪽 구석에 벗어놓고 기대 반, 설마 반으로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모래사장에 들어섰다. 그러나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누드'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이곳은 여름 한때 일정기간 '누드 비치'가 열리고 있는데 그때는 '누드'회원 가족만으로도 꽉 차고, 이를 구경온 사람들로 이 주변에는 성시를 이룬단다. 우리가 간 때는 이미 피크가 훨씬 지난 늦가을이었으니 그 낯뜨거운 구경을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본다이 비치'는 주위의 경관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활처럼 휘어지고 경사가 완만한 모래사장에는 은빛 모래알들이 햇볕에 반사되어 보석처럼 빛나 눈이 부셨다. 끝없는 망망대해, 남태평양 푸른 바다에서 굴러오는 높은 파도는 우람한 소리를 지르며 무섭게 달려 왔다가 빠져나갈 때는 소리 없이 발바닥만을 살짝살짝 핥고 사라져간다. 이런 광경을 보고 이곳 원주민들은 '본다이 비치'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그 뜻이 '파도가 구르는 소리'라고 했다.

이곳 여름 같은 가을 날씨는 아직도 모래사장 곳곳마다 젊은 남녀가 벌떡 누워 얼굴만을 가린 채 일광욕을 즐기는가하면 바다 속으로 몸을 던져 뛰노는 모습들은 젊음 그 자체였다. 저 멀리 푸른 파도 위에 '서핑'을 즐기고 있는 젊은이들, 판자 조각 하나에 몸을 싣고도 무슨 재주로 바다 위를 저렇게 자기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는 것일까. 또한 출렁대는 파도 위에 옆으로 서서 어떻게 균형을 잡기에 쓰러지지 않고 저런 묘기를 연출해 낼 수 있을까? 우리 모두는 한참 동안을 넋을 놓고 바라만 보고 있었다.

점심때가 되어 교포가 경영하는 '레스토랑'에 들렀다. 교포 K는 '누드회원'으로 이곳에서 개업한지는 6년 째. 홀 안을 둘러보니 낯뜨거운 나체 사진들이 사방에 걸려있었다. 그는 '누드'를 일종의 취미생활 정도로 여기면서 문명이 오히려 인간을 비인간화시킨다는, 그러니까 원시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을 인간답게 한다는 자연 숭배자라고나 할까. 그런 사고방식이었다. 벽에 걸린 '누드' 가족사진이 눈에 거슬렸다. "아, 저 사진이요? 지난여름에 가족단위로 온 사람들인데요, 그 장면이 하도 정겨워 보이기에 찍어 놓은 거예요." 이곳 '본다이 비치'에 '누드비치'가 열리게 되면 '누드 족'들은 부부끼리, 애인끼리, 가족단위로도 온단다. 부부끼리야 그렇다 치더라도 시부모와 아들내외가 함께 '누드'를 즐긴다니. 게다가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라고 시아버지가 며느리 등뒤에 앉아 '오일'을 발라주고 있는 저 사진은 우리네 풍속으로서는 상상할 수조차 없는 추한 장면이었다. 그러나 '누드비치'에서는 '누드'로 서만을 즐길 뿐, 퇴폐적인 생각이나 행동은 안 하는 게 원칙. 그러니까 저들은 아마도 우리네 가족단위 여름철 피서쯤으로 여기는 모양이다.

그것뿐이랴. 최근 '시드니' 교외에는 세계최초로 '누드도서관'이 탄생했다. 그 이름이 '소여 프랜즐린 도서관'. 그 곳은 접수창구에 백옥같이 예쁜 나체여인이 앉아있단다. 찾아오는 고객들은 교수, 문학인, 그리고 과학자 등 지식인들이 주종을 이루고있는데, 그들은 책에 몰입하는 순간 자신이 나체인 줄도 잊은 채 독서에 심취하기엔 최상의 환경이란다. 최근엔 이 소문이 날개 돋치듯이 퍼져나가 하루 평균 고객만도 1,100 명이나 된다니 상상할 수조차 없는 일이다.

또한 그곳 여성들은 정부에 항의할 때 나체 시위로 대항하는 경우가 많다는데 지금 여기 이 신문만 보더라도 어제 여성단체에서 300여명이 모여 나체로 '이라크전쟁' 반대시위를 했다는 내용이다. 시위 막판에 가서는 운동장 한 가운데서 3열로 손을 맞잡고 누워서 'NO WAR'(전쟁 반대)라는 글씨를 써 놓고 공중촬영을 시켜 전 세계로 보도하고 있으니 그 나라는 이런 행동까지도 국가에서 묵인하는 것일까. 더욱 알 수 없는 것은 이렇게 성문화가 개방된 사회에서도 국민소득 23,000달러라는 시드니의 아침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활기차게 시작되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성문화는 어떻게 지켜지고 있는가. 오히려 진작부터 성문화가 개방된 호주보다도 더 타락한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유교적 비합리성에 기초한 성적 억압은 이미 그 방어 벽이 무너진 지 오래다. 날마다 올라오는 낯뜨거운 인터넷 음란사이트, 쏟아지는 음란비디오, 윤락촌, 원조교제…. 그러다 보니 청소년 범죄발생 비율이 세계 3위란다. 지금 전국 각 도시에 산재한 매매 춘 여성만도 줄잡아 100만 명, 호주정부는 갖은 선도 책으로 이를 막아보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줄어들기는 고사하고 오히려 더 늘어만 가고 있으니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금 전 세계에 '누드비치'나 '누드클럽'이 없는 나라가 없단다. 우리나라에도 재작년에 조직되어 아직은 눈을 가리고 활동중이라지만 큰일이다. 그 원조는 H대 근방에 위치한 어느 커피 숍. 그들은 자연주의 동호회인 '누드러브'가 정식 명칭. 벌써 회원 수만도 2만 명이 넘는단다. 그러나 그들은 대부분 호기심에서 가입했을 뿐, 실제 활동하는 사람은 3-40 명 정도라고 한다. 앞으로 세를 규합해서 공식적인 누드비치를 인가 받을 예정이라나? 그들이 지껄여대는 말 같지 않는 변 또한 우습다. 미니스커트나 배꼽티가 남성들의 눈요기 감으로 보기 좋으면 됐지 나라 망친 일 있느냐고 항변한다. 호주는 성문화를 과감히 개방함으로서 우리보다 오히려 성범죄가 줄어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종택, 수필가의 인터넷 창작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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